서정우 박사
연세대 명예교수
한국언론인연합회 명예회장

국민정신과 역사의식대개 나라는 형상이고 본질은 정신이다. 정신이 나라만들기의 근간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국민정신이 오르면 나라가 오르고, 반대로국민정신이 내리면 나라가 내리게 된다.

국민정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대부분의 경우, 국민정신은 올바른 역사의식에서 생겨난다. 그러니까 국민은 역사속에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의식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가마다 역사교육을 강조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하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역사교육을 소홀히 해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교육은 우리사회의 이념적 갈등과더불어 거의 만신창이가 되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완전히 승리했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결에서 자본주의가 완전히 승리했는데도 우리의 역사교육은 그 사실을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바르게 교육하는데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문화민족으로 평가받고
있고, 우리나라는 반세기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세계에서는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모범국가로 평가받고 있
다. 하버드대학의 새뮤얼 헌팅턴교수는 우리민족의 문화적 저력
이‘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가장 중요한 동인이라고 평가하고 있
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역사교육은 그러한 사실들을 자라
나는 꿈나무들에게 제대로 교육하는데 실패했다.
나라의 건국대통령을 기념하는 기념관 하나 가지지 못한 나라
에서 국민의 역사의식은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될 수 있는가.
광복절과 3.1절은 한 집단은 종로통에서, 다른 집단은 을지로
통에서 갈라져서 별도로 기념하는 이 엄청난 현실 앞에서 자라
나는 꿈나무들은 무엇을 배우고 계승하겠는가.
역사가 흔들리면 국민정신이 흔들리고, 국민정신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리게 된다. 역사의식이 흔들리면 나라사랑정신이 흔
들리고, 나라사랑정신이 흔들리면 국가안보가 흔들리게 된다.
나라사랑이 국가안보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교육에
나라사랑이 보이지 않는다.
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산다. 역사교육이 바로서야 국가안보
가 튼튼한 토대위에 서게 된다. 사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는 대개
12~13세 때 형성되기 때문에 초등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사회는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가안
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업부터 먼저 착수해야한다.





국가안보와 사회통합

국가안보는 사회통합을 먹고 자란다. 사회갈등과 분열은 국가안보의 적이다. 사회가 갈등하고 분
열하면 국가안보는 기초부터 흔들리게 된다. 미국은 월남전에서 전투에서는 승리했으나 전쟁에서는
패배했다. 사회가 통합되지 않으면 어떤 전쟁에서도 승리할 수 없는 것이다. 월남은 통합된 국민정신
으로 월남전에서 미국을 물리친 것이다.
정치가 원칙을 잃고, 법이 정의를 상실하고, 경제가 윤리를 잃고, 종교가 자기희생을 상실하면 사
회는 흔들리게 된다. 우리사회는 현재 원칙 없는 정치, 정의 없는 법, 윤리 없는 경제, 자기희생 없는
종교 때문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우리사회는 현재 이념으로 갈등하고, 지역으로 갈등하고, 계층으로 갈등하고 있다. 교육계가 분열
하고, 법조계가 분열하고, 언론계가 분열하고, 노동계가 분열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70%정도는 우리사회가 불공정한 사회라고 평가한다. 국민의 70%정도가 우리사
회를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이고, 갈등하는 사회이고, 분열하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영국의 신경제연구소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102위권에 머물
고 있다. 여기에 국가안보의 함정이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갈등과 분열요소들을 우선적으로 제거하는 노력에 전력투구해야한다. 이러한 작업
을 수행함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국가안보와 언론자유
언론자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언론자유가 없는 자유민주주의
는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자유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존재하고 기능한다. 국민은 나라의
주인으로서 나라와 관련된 사안에 대하여 알 정당한 권리를 가진다. 국민의 알권리는 언론자유를 통
해서 실현된다.
국가 안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국가안보가 무너지면 국가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국가안보가 무너지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언론 등 사회의 모든 기능들이 함께
무너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가안보와 언론자유간의 갈등이 발생한다. 국가안보는 명예보호와 같
은 개인적 권리도 아니고 미풍양속의 보호와 같은 사회적 권리도 아니다.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국
가적 권리에 해당된다. 따라서 언론은 이 권리를 다른 권리보다 보다 엄숙하게 준수하고 존중해야한
다. 국가가 없는 언론자유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자유는 절대적 자유가 아니고 상대적 자유이고, 생재된 자유가 아니고 사회적 자유에 해당된다.
그래서 학자들은 언론자유를 의무를 수반하는 도덕적 권리로 규정한다.

군과 국민의 신뢰

국가안보는 군의 일차적 책무이다. 군은 국가안보의 제1선에 서서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가기관이다. 따라서 국가안보를 위한 군의 위상과 책임은 막중하다 하겠다.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및 관련해서 군은 국민의 신뢰를 상당히 잃었다. 국민의 신
뢰를 상실한 군은 군으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어렵다. 군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때 국민의 군대가
되는 것이다.
군은모든전쟁에서반드시승리해야한다. 전투에서도 이기고 전쟁에서도 이겨야한다. 북한에 의해서
자행되는 디도스 공격과 GPS교란책동과 같은 사이버전에서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군은 어떠한 사태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 능력을 항상 가져야 한다. 위기는 언
제든지 예고 없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은 항상 국민과 소통해야한다. 소통이 없는 조직은 고인 물과 같아서 생명력을
잃는다. 우리나라 군은 국민과 소통함으로서 국민의 가슴속에 뿌리 내린 국민의 군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