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유지작전과 평화애호 DNA를 가진 백의민족 백의민족(白衣民族)은 흰옷을 입고 흰색을 숭상 한 오랜 전통에서 유래한 우리 민족의 별칭이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조선민족이 백의 를 숭상함은 아득한 옛날로부터 그러한 것으로서 수천년 전의 부여 사람과 그 뒤 신라와 고려, 그 리고 조선의 역대 왕조에서도 한결같이 흰옷을 입었다.”고 그 유래를 강조하였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모든 사람을 고루고루 돕고 사랑한다는 우리나라 건국 이념이다. 우리 민족이 평화를 원하고 한국이 유 엔평화유지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평화애호 NDA가 면면히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 국방전략을 제시하는 국방비전 2050에 서 ‘평화지원’을 ‘강군건설’과 더불어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육군은 육군비전 2030에서 육군 의 역할을 ‘평화 구축자’로서 가용자산과 수단으 로 ‘국제평화유지활동에 기여한다’라고 제시하 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진입과 더불어 유엔평화유 지활동도 선진화의 길목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 고 있다. 한국은 2021년 12월에 서울에서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유엔 총회 산 하 국제기구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155개국 회 원국 국방 외교 장관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여 하였으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 산 상황을 고려하여 비대면 화상회의로 전환하 여 개최하였다. 유엔평화유지 장관회의는 유엔 의 평화·자유·번영을 향한 유엔 가치를 전 세계 에 소개하고 한국의 유엔평화유지활동이 외교와 국방의 지평을 여는 마중물이 되었다. 더불어 해 외파병의 의지와 창의성, 역량을 확대해가는 기 회가 되었다. 해외파병지역의 작전환경은 전쟁과 분쟁으로 인해 재건소 요와 민간인들에 대한 의료지 원, 기아해결, 안전, 교육 등을 필요로 하는 지역이다. 해외파 병이 과거에는 군사력 위주의 전통적 안보 대응 위주로 운용 되었다면, 지금은 포괄적 노력으로 비전통적 위협 대응과 인간안보 차원에 많 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해외파병활동은 인간 안보가 주창하는 ‘결핍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want)’로 표현되는 영역인 빈곤, 환경, 질 병, 인권 등 인간다운 삶을 강조하는 내용과 ‘공 포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fear)’로 표현되 는 폭력으로부터 인간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핵 심으로 하는 내용과 상통하는 면이 많다. 2018년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평화유지구 상(A4P, Action for Peacekeeping 이하 A4P) 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50여 회원국 및 지역기구는 A4P를 지지하면서, 동 선언 이행 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4P가 강조하는 8대 핵심분야는 정치적 해결, 여성과 평화안보, 민간 인 보호, 안전, 임무수행능력과 책임, 평화구축 및 평화 지속화, 파트너십, 행동강령이다. 유엔 안보리도 A4P와 연계해 평화유지활동의 효율성 을 높이고자 회원국과 국제사회의 지지·협력을 촉구하는 3대 결의를 채택했다. 평화유지활동 임무수행능력, 안전, 여성의 평화유지활동 등을 강화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평화유지활동으로 도움을 주는 나라, 한국 한국은 6·25전쟁으로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위기를 극복하여 눈부신 경제성장과 자유민주주의 정착으로 이제 는 도움을 주는 나라,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 으로 국제평화유지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파병형태별로 〈표 1〉과 같이 2021년 1월 1일 기준 967명이 국제평화와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파병형태별 해외파병 중 유엔평 화유지활동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유엔평화 유지활동 (UN Peace Keeping Operations, 이하 PKO 활동)은 1948년 정전협정 감시 를 목적으로 유엔정전감시기구(UN Truce Supervision Organization, UNTSO)을 창설 하여 비무장의 군 옵서버 투입을 결정하면서 시 작되어 현재까지 71개의 PKO Mission(평화유 지임무단)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지금 은 121개 회원국에서 파견된 8만 7,000여 명 (군 6만 7,000여명)이 12개 임무단(아프리카 6, 중동 3, 유럽 2, 아시아 1)이 인간안보와 관련한 다양한 위임명령을 수행 중이다. 현재 우리 군 은 4개 임무단(레바논, 남수단, 서부 사하라, 인 도·파키스탄)에 500여 명(병역기여 37위 수준) 의 PKO를 파견하고 있다. PKO 활동을 하는 임무단 중에 UNIFIL(UnitedNations Interim Force in Lebanon, 레바논에 있는 유엔임무단)이 수행하고 있는 임무를 살펴 보면,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UNIFIL 위임 명령에서 인간안보에서 추구하는 주제와 유사한 PKO 활동을 식별할 수 있다. <표 2>에서 청색으 로 표기한 불법무기 유입차단과 지역주민에 대 한 인도적 지원 및 피난민 안전 복귀 지원은 인 간안보 활동 영역이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에 가입하였으며 1993년 소말리아에 공병부대(상록수부대)를 파 견한 이후 서부 사하라 국군의료지원단, 앙골라 공병부대, 동티모르 보병부대(상록수부대), 아이 티 공병부대(단비부대)를 파견하였고, 지금도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PKO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2021년 1월 기준 레바논 동명부대 279명, 남수 단 한빛부대 203명과 개인단위 파병 등 6개국에 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동명부대와 한빛부대 는 임무수행을 훌륭히 수행함은 물론 지역의 숙 원사업들을 해결해 유엔본부와 현지 임무단 그 리고 지역 주민과 정부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 다.(〈그림 1〉 참조). 인간안보 차원의 유엔평화유지활동 증진방안 유엔은 평화유지군에 “가능한 한 모든 수 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민간인 보호(POC: Protection of Civilian)에 적극적으로 조치할 것 당부하고 있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 UN 차원 에서 군사활동을 수행하는 평화작전은 그 자체 로 국제적 인간안보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냉전 종식 직후 사무총장을 역임한 부트로스 갈리는 『평화를 위한 의제』에서 유엔의 평화작전은 ‘분 쟁 후 평화구축’과 불가분의 관계임을 처음으로 역설한 바 있다. 따라서 평화작전은 정치적, 군 사적 노력뿐 아니라 인권의 보호와 인프라 구축 을 위한 개발사업 등 다양하게 포함되어야 한다. 평화유지활동과 인간안보는 추구하는 목적과 내용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안 보는 안보 위협의 변화에 따른 안보개념 변화의 산물이라면 평화유지활동은 전쟁과 분쟁의 희생 물인 인간 존엄에 대한 존중과 평화에 대한 국제 적 실천적 활동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인간안보 와 융합된 평화유지활동의 증진 방안을 몇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유엔임무단은 글로벌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와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고 융 합을 확대해야 한다. 거버넌스란 협력과 협치 의 개념으로 신뢰와 협력에 근거한 수평적 네 트워크를 활용하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이다. 글로벌거버넌스는 세계적 규모의 문제들 에 국가가 충분히 대응하지 않을 때, 국제사회가 그 해결활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 앙아프리카임무단(MINUSCA: United Nations Multidimensional Integrated Stabilization Mission in the Central African Republi)에 서 평화작전 간 지역의 여러 거버넌스와 협력 하면서 안정화작전을 효과적으로 진행한 사 례가 있다. 현재 레바논에 등록된 NGO(NonGovermant Organigation)의 수가 무려 10,000개 이상에 이르며, 최근 2년 사이 1,000 개 이상의 NGO가 추가 등록되었다. 지역기구나 시민단체 또는 개인까지 더해지면 더 많은 기관 과 개인이 레바논을 지원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안보를 현실에 적용 가능하 도록 맞춘다는 것은 자원의 우선순위를 분배하 는 것으로 정책적 아젠다를 조정·통제하는 것이 다. 이런 차원에서 특정 영역이나 동일한 목적을 가진 거버넌스를 결합하고 컨트롤 타워를 세워 주어진 자원과 노력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글 로벌거버넌스의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UINIFIL은 인간안보를 기본정책으로 채 택함으로써 인간안보의 실천적 유용성을 증대해 야 한다. 현재, 캐나다, 일본, 스웨덴, 노르웨이 등 많은 선진국가들 뿐 아니라, AU, ECOWAS, SADC, EAC 등의 대륙기구 및 지역기구 또한 인 간안보를 핵심 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다. 인간안 보를 정책으로 채택하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인 동시에 유엔의 대정책을 이행하고, 제한된 예산 대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위임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유엔임무단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셋째, 유엔평화작전을 수행하는 조직은 현지 에서 임무수행 전 사전에 인간안보 차원에서 인 도주의적 소요, 불법무기와 폭발물 등 위험성 군 용물자, 정치 상황, 피란민 상황 등 현지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분쟁지역의 주민들은 기 본적으로 가장 극심한 환경에 처해 있으며, 그에 따른 인도적 지원 소요가 상당하다. 특히, 분쟁 지역의 상황은 급변하며, 지역주민들과 국가의 요구 또한 상황에 따라 다변화될 수 있다. 국가 와 현장의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한 임 무분석(Mission analysis)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면 쏟는 노력과 예산 대비 효과를 가져올 수 없 을 것이다. 결국에는 세계평화와 인간생명의 존 중이라는 유엔평화유지활동과 인간안보 추구 목 적은 달성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