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는 필자가 작성한 독도해전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이다. 이 시나리오가 결코 허무맹랑한 픽션은 아니고 현실성이 있고 박진감 넘치는 독도를 둘러싼 불원장래에 전개될 해전 양상과 우리의 국가안보체제 난맥상을 그려 본 것이다. 일부 등장인물은 가명이지만 대부분 실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우리가 이 같은 비참한 회복 불능 상황을 자초하지 않으려면 실효지배를 극대화하여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 자체를 미연에 좌절‧분쇄해야 한다. 해병대가 독도를 방어하고 있으며, 울릉도에 강력한 긴급반격세력이 비상 대기하고 있음을 일본이 알 때, 그들은 절대로 선제‧선수 공격을 감행하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해병대에 의한 억제전략 효과이며 가장 경제적이고 확실한 전쟁 예방대책이 된다는 것이다. 치안 수요가 없는 고도에 경찰을 배치하여 이들의 주‧야간 보초근무에 만족하지 말고, 상륙작전과 대 상륙작전을 위해 특별히 훈련되고 준비된 해병대를 도서방어 임무를 수행토록 독도에 투입 배치하여 영토 사수의 사명을 다하도록 해야 할 것임을 재강조하면서, 이 가상 시나리오를 국가정책 결정자들이 꼭 음미하여 정책에 반영하기 바란다. 소 잃고서 외양간 고치려는 것보다는 도둑의 침입을 사전 예방함이 현명할 것이다. 현재의 독도 정책은 양상군자(梁上君子)를 방치함이나 무엇이 다른가?
일본은 드디어 2012년 말 총선에서 극우 민족주의가 발동하여 자민당이 중의원 480석 중 294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고서 34석인 공명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하여 국권을 장악함으로써, 제2차대전 이전의 군국주의‧보통국가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헌법 9조의 전력 불보유와 교전권 포기 조항을 고쳐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탈바꿈시켜 집단적‧개별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함으로써 초현대화된 군사대국으로 중생함과 동시에, 초지일관 독도를 기어코 탈환한다는 심사로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국가행사로 격상시켜 대대적인 반한‧독도 탈환운동을 펴겠다는 결의를 다짐한 바 있으니, 이 독도 해전 가상 시나리오가 결코 비현실적인 픽션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같은 비극과 모험이 예방‧억제되려면, 일본의 영토 야욕을 배격하고 독도 침탈 기도를 좌절시키도록 실효지배를 가시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현책이 될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새누리당 김옥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훈령 제28호 '통합방위지침'의 세부시행지침은 독도를 해군이 아닌 경찰책임도서로 분류하고 있어 독도에는 전투경찰 40명 내외로 편성된 1개 소대가 '독도경비대'라는 이름 아래 개인화기만 들고 독도를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때문에 적의 침투 징후 때 발령되는 병종 비상사태에도 해군은 지원만 하고 해경이 책임져야 하며, 침투 징후가 높을 때 선포되는 을종 비상사태가 돼야 비로소 해군 1함대가 나서게 돼 있어 일본 극우단체의 기습적인 독도 점거 시도에 무방비 상태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일본은 ① 극우단체의 독도 기습점거 → ② 자국민 보호 구실 자위대 파견으로 군사적 충돌위기 조성 → ③ 유엔 안보리와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라는 시나리오대로 독도 침탈을 자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평시에도 국군을 독도에 주둔시켜 유사시 초동단계부터 군이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유사시 한일 양국 군의 주력이 될 해공군 주요 무기체계를 비교할 경우 ‘당랑거철’ 즉 사마귀가 수레를 막아서는 격이라며 군비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김 의원은 공군의 경우 한국은 F15-K기 40대로 독도에서 80분간 작전이 가능하며 F-16기는 130대가 있지만, 전투반경이 짧아 독도작전이 사실상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본 공군은 F-15J기 200여 대와 F-2기 70여 대는 물론 조기경보기 17대와 공중급유기 1대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군 역시 한국은 이지스함이 3척, 1,200톤급 잠수함은 10척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이지스함이 6척, 2,200톤~2,700톤급 잠수함이 20척으로 한국을 월등히 능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이른 새벽 독도에 휘날린 일장기
2015년 8월 15일, 광복절 70돌(일본 패전 70주년)이 되는 날, 한일 두 나라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동해로 쏠려 있다. 이 날 새벽 동해(일본해) 독도 근해에서는 한국 경찰과 일본 유격대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가 전개되고 있었다. 이틀 전에 남태평양 쪽에서 북상한 태풍 “가미가제”의 영향으로 농작물과 과수원 그리고 어촌이 심각한 천재지변의 피해를 입고서 아직 복구 작업도 못한 상태인데, 독도의 방어 시설물은 큰 피해가 없었고 비교적 날씨도 청명하였다.
일본 극우파 정치인의 지령을 받는 자위대에서 전역한 정예요원 30명으로 구성되어 장기간 독도 탈환 특수훈련을 받은 가칭 DRSTF( Dakeshima Recapture Special Task Force)란 유격대가 독도 동방 1마일 해저까지 접근한 잠수함에서 고무보트(IBS) 3척으로 발진하여 동도와 서도 선착장으로 은밀 접근, 상륙에 성공하여 무성 무기로 경찰 초병 2명을 먼저 제거한 다음, 막사에서 취침 중이던 경찰대원 전원과 레이더 근무 및 등대지기 요원까지 자동소총으로 몰살하고 모든 통신시설을 절단 파괴한 다음 국기 게양대에 일장기와 욱일승천기를 나란히 게양함과 동시에 자위대 통합막료부 상황실에 직통 무전기로 독도 점령 완료 보고를 한 것은 2015년 8월 15일 이른 아침 박명(BMNT : beginning of morning twilight) 직후의 시각이었다. 다른 한편 비슷한 시기에 서도로 상륙한 1개 고무보트 팀은 암벽 밑에 축조된 이층집에 거주하는 어민 2세대를 총검으로 깨끗하게 처리하고 무사히 174미터 암도 정상까지 기어 올라가 또 다른 일장기를 바위틈에 꽂은 막대기에 매달아 놓고서는 마치 미 해병대원 4명이 1945년 4월 유황도(이오지마) 상륙작전 시에 성조기를 게양한 그 기분을 대리만족하며 기미가요(君が代は)를 힘껏 불렀다.
제국주의의 상징인 일본이 태평양전쟁의 막바지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발된 2발의 20KT급 핵무기에 치명타를 입고서 드디어 8월 15일 일본 천황이 항복 선언을 한 지 정확하게 70년째 되는 날 아침 일찍이 독도를 탈환 점령하는 감격스러운 순간이 이들 목전에 전개된 것이다. 재집권한 자민당이 이룩한 정치적 쾌거라는 대문짝만 한 톱기사 실린 일본 중앙일간지들이 아침 일찍 신문배달부의 외침과 함께 호외가 뿌려졌다.
울릉경찰서에 설치된 독도경비대 상황실은 24시간 독도와 교신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날 새벽 따라 이틀 전의 폭풍으로 말미암아 독도에 설치된 통신 안테나가 파손된 채 복구되지 않아 쌍방통신 장애가 발생한 상태에서 임시방편으로 상황실 근무자의 휴대전화에 의한 부정기 체크를 하면서 8월 15일 입도 예정인 경북도경의 통신시설 정비팀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인근 해역을 경비하던 해경 경비함정이 독도 근해에 야간 오징어잡이로 출어한 어선으로부터 독도에 새벽에 총소리가 요란하게 났으며 날이 새어서 바라보니 일장기가 섬 꼭대기에 나부끼고 있음이 목격되었다는 무전을 받은 것은 당일 일출시 경이었다.
인근 해역에서 경비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고속정 두 척이 해경의 연락을 접한 후 전속력으로 독도로 접근 항진 중 일본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 격침당하고 만 것도 같은 시간이었다. 해군 제2함대 사령부와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 그리고 합참 상황실에도 거의 같은 시간에 상황보고가 접수되었다. 휴전선 동측방 해역 일대에 북한의 해상세력을 감시하고 초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수상함 다수가 모두 해전에 참가키 위한 기동전단의 기동편성 증강대열에 합류코자 부산 인근 해역으로 방향을 돌려 항진 중, 진해와 삼척항에 정박 중이던 이지스함 두 척에 출동지시가 하달되었으며, 포항의 해병 제1사단 수색중대에도 독도 탈환작전을 위한 출동준비명령이 내렸다. 6시 뉴스엔 TV와 라디오를 통한 일본의 독도 침탈과 독도경비대원 및 주민 몰살 보도가 전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다. 특히 한국 고속정 2척이 일본 잠수함의 밥이 되고 말았으며, 일본의 압도적으로 우세한 해상세력과 항공세력이 이미 독도 인근까지 진출하여 섬을 둘러싸고 있는 상태에서, 곳 이은 외신 보도에 의하면 일본이 2차대전 이후에 한국에 빼앗긴 독도를 성공적으로 탈환함과 동시에 이미 선포한 바 있는 영해를 해공군력이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으며, 영해나 영공을 침범하는 어떤 세력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긴급 뉴스로 타전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독도엔 현재 일본 육상자위대원 50명이 후속 상륙하여 민간 특공대와 임무를 교대하고 동서도의 방어진지 보강 및 각종 화기와 전자통신장비 설치 공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전 세계로 전파된 것은 6시 30분 이후이다.
* 무위 무능한 한국의 국가안보회의
청와대에 긴급 국가안보회의(NSC)가 소집되었으나, 세종시에 상주하는 국무총리의 상경 지연도착으로 회의가 30분이나 늦게 시작되었다. MB 정권 시에 국가안보회의를 비상설기구로 무력화시킨 이후 국가위기관리(crisis management)와 우발사태기획(contingency planning)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었음도 헌법기관인 국가안보회의의 무력화를 방치하는 요인으로 가세했음은 불문가지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대통령이고, 상근위원으로 국무총리,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외 기타 필요한 국무위원 1명의 8인위로 구성하되 합참의장과 청와대 안보특보가 옵저버로 참석도록 되어 있다.
문제는 국가안보회의 사무국을 폐지하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 폐합해 버렸기 때문에, 종전의 장관급 안보특보와 1급 공무원인 안보회의의 사무처장이 없어짐으로써 세계 어느 나라이건 공통적으로 24시간 수행하는 국가안보의 5대 직능인 국가상황판단, 안보정책형성, 위기관리, 우발사태기획, 전쟁연습 및 전쟁지도가 전천후로 유지되지 못하는 비상설 간헐 기능의 기구로 전락하게 되었으니, 안보회의를 소집해도 직무의 계속성이 유지 안 되니 책임감이나 위기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노무현의 행정수도 이전으로 유사시 전시동원령 선포 이후의 전시경제체제를 총지휘할 총리 이하 경제부처장이 전쟁수행을 위한 군사력 증강을 뒷받침할 자원동원 전선 추진 기능을 국가안보회의와 유기적으로 협조하여 수행할 시공간적 여건이 보장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평시에 전시자원을 파악하고 동원 관리할 준비 및 훈련을 담당하는 장관급이던 국가비상기회위원장 직급을 행안부 밑의 한 과로 격하시킴으로써 독자적인 전평 시 자원동원 관리와 모의 전쟁연습 기능을 사실상 포기하고 만 것이 예사로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한일 간 해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이 시점에 전쟁지도기구인 국가안보회의가 시의적절한 결단을 내리지 못함으로써 해군과 공군의 작전행동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지상군은 별로 할 일이 없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주무관으로서 정확한 상황판단과 건전한 의사 결정을 행하여 동석한 위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전쟁수행을 위한 정책‧전략 대안을 내놓아야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안보회의의장으로서 시의적절한 결단을 할 수 있도록 보필하는 일이다. 특히 비록 사상 초유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국가안보에 대한 의지와 예지가 뛰어난 날카로운 통찰력과 폭넓은 대국관을 가진 분임을 아는지라 국가운명을 결정하게 될 중차대한 행동계획을 함부로 내놓지 못하는 고충이 있다.
무엇보다도 피아의 실전 전력을 비교 평가할 때, 현재 대일본 해전은 중과부적임을 시인하고 이를 안보회의에서 진솔하게 제시 검토해야 한다. 세계 유수의 거대한 지상군사력은 이 상황 하에서 무용지물이고, 적과 결전을 시도할 만한 현존 해공군의 역량이 되는가 하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은 본토에서 독도까지가 대략 117해리이고 일본은 135해리로서 직선거리는 한국이 약간 가까우나, 항공기나 함정이 출격‧출동할 해공군기지를 전제할 때 시공간적으로 대동소이한 조건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인 우리의 취약점은 해공군 실전 전력(fighting strength)이 3~4 대 1 이상으로 열세하다는 데 있다. 먼저 해군력부터 따져본다. 아직도 한국 해군은 연안해군의 범주를 못 벗어나고 있다. 대양해군 건설의 꿈은 MB 정권 하에서 천안함 사태 이후 꼬리를 내리고 있다. 대양해군이 되려면 적어도 연안으로부터 1,000해리 이상 떨어진 광해역‧공해에서 작전이 가능해야 한다. 대양해군이라야 12해리 영해는 물론 24해리 접속수역과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방어 및 확보는 물론 태평양과 인도양의 해로를 자력으로 방호할 수 있는 것이다. 소형다수함 중무장인 북한 해군과 닮은꼴을 추구한다면 큰 오산이다. 무엇보다 대양해군의 상징은 해상항공력 즉 항공모함으로써 바다에서뿐만 아니라 바다로부터 육지로 해상세력을 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포사격, 함재기출격 그리고 수륙양용작전이 그 전형이다. 세계 12위의 경제 강국인 한국은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해양항로에 의존하면서도, 조선 수주량, 어획량, 무역규모 면에서 세계 굴지의 상위 수준인 데도 이를 보호할 해군력은 너무도 초라하여 대만보다 미약하고 필리핀이나 태국 정도밖에 안 되며, 일본과는 비교가 안 된다. 1천 톤급 호위함 이상 주요 수상전투함과 잠수함의 척수만 봐도 일본은 90여 척이지만 한국은 30척 미만에 불과하고, 총 함정의 척수나 배수톤수로 보면 일본의 30% 정도에 지나지 않으니, 유사시 대일 독도해전은 중과부적으로 패배가 불가피한 현실적 여건이다.
특히 대함‧대공‧대잠의 초현대화된 바다의 전자군단이라 불리는 7천여 톤급인 AEGIS함이 우리는 3척이지만(동서해에 각 1척, 해로방어에 1척, 예비 1척, 정비 1척, 계 6척 소요), 이미 일본은 6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2척을 불원간에 진수할 예정이다. 그리고 P-3C 해상 초계항공기도 일본은 100여 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우리는 8대에 불과하다. 그리고 일본은 헬기 항모 및 경항모가 10척이지만 우리는 1척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은 독도까지 작전반경이 충분한 F-15기를 150여 대 보유하고 있으나 한국은 40여 대에 불과하다. 우리의 F-16기 150여 대가 가용하나 독도 상공까지는 작전반경 미달이고 공중급유기가 없는 한 이들은 무용지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울릉도에 대공‧대함 화력 배치나 해공군을 위한 군사지원기지 시설이 준비된 것조차 아무것도 없다.
독도가 일본에 점령당한 지 5시간이 지났지만, 국군통수권자이고 국가안보회의 의장인 대통령의 독도 탈환 결단은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반격이나 독도 탈환 의지는 있으나 능력과 수단이 도저히 뒷받침 안 되니 주무장관의 참모판단이 우유부단할 수밖에 없고, 더욱이 여성 대통령으로서 결단을 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장장 3시간의 국가안보회의는 난상토론 끝에 대한민국의 영토를 수호하겠다는 취임선서 시 다짐한 대통령의 메시지가 무위로 끝나는 무위 무능한 국가안보회의란 초유의 한심한 사태가 빚어지고 있었다.
중앙 일간지의 조간 기사는 독도 침탈 사실이 대서특필로 제1면을 장식하고 텔레비전과 라디오는 물론 각종 SNS에서 앞다투어 국가안보회의의 결단에 대한 추측보도가 난무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참전‧보훈단체들의 대일본 규탄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전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된다는 추측보도와 함께 시중의 대형 매장에는 생필품 사재기가 기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독도경비대 소속 경찰 가족들은 물론 해군 제2함대의 고속정 요원의 가족들은 대성통곡하면서 주검이라도 찾고자 하니 독도 진입을 허가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지난 좌파 정권 기긴 중 북한에 퍼다 준 10년간의 돈이 10조 원이라면 AEGIS함 10척 또는 F-15기 100대를 획득할 수 있는 엄청난 재원인데, 그 정도의 추가 전력만 보강 확보하고 있었다면 단연코 일본과 능히 맞상대하여 보복 응징 가능한 실전 전력 건설이 가능했었다는 군사전문가의 평가가 보도됨으로써 임기 중반에 들어선 대통령의 200조에 가까운 복지 포퓰리즘 공약 이행을 위한 자원배분을 일단 중단하고 전환 사용토록 국가안보 우선의 중장기 정부예산 요구를 2016년부터 재편성하라는 강력한 군의 요구도 설득력이 있게 되었다. 그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란 자성과 한탄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리기도 한다. 2016년도 정부예산 편성은 안보제일주의 원칙에 따라 제로베이스 시스템으로 완전히 수정 재편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예산 심의 확정권을 가진 여야 국회의원들도 이제야 지역구나 이해관계에 따른 선심 예산 짜깁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2015년 8월 15일 광복 70주년‧건국 73주년의 이 역사적인 시점에 제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난 일본이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노린 나머지, 110년 전에 대한제국으로부터 독도를 탈취한 그 연장선상의 재판(再版)이나 다름없는 무력침탈을 또다시 자행했으니 울분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21세기의 탈냉전 시대‧정보화 사회에서도 여전히 힘이 정의를 실현하는 약육강식의 국제권력정치 현실을 개탄하면서 독도를 지키던 우리 국민과 군인이 근 100명이나 살육을 당했는데도 국가가 즉각적인 동류대응(tit-for-tat)은 물론 정당한 개별적 자위권 행사조차 행할 결단을 못 내리고 3시간 이상이나 국가안보회의가 답보상태에 있다니, 이러고도 대한민국이 주권국가인가란 비판을 받을 만하다.
일단 휴회에 들어간 국가안보회의는 오후 13시에 속개되었다. 우선 최악의 선택을 회피하기 위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명의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일본에 독도로부터 즉각 무조건 철수토록 최후통첩을 보냄과 동시에 유엔 총회와 안보이사회에 긴급 국제분쟁 해결을 위한 회의 소집을 요청키로 의결하고 이를 국회에 동의를 얻어 바로 행정적 절차를 취하였다. 아직 한미연합사가 해체되지는 않고 있으므로 한국군 단독으로 일본에 선전포고를 할 수도 없으며, 한미연합사령관의 사전 승인이 절대 필요하다. 결국 현행 법적 제도적 장치에 의하면, 한미 양국은 헌법 절차에 따라 양국의 수뇌가 합의하여 대일본 전쟁을 선포해야 하는바, 사실상 대일본 군사행동은 미국의 동의 없이는 한국 단독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며, 미국이 이에 응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한국의 현실적 약점을 아는 일본은 민간단체에 의한 독도 침탈을 자행하고도 이를 합법적인 개별 자위권 발동으로 정당화하려 하고 있으며, 결코 독도에서 철수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하는 강경 대응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설득에도 응하지 않는다. 힘없는 외교 정책은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의 교만과 망동은 극으로 치닫고 있으며, 독도 탈환 성공에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이날 정오에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국가안보회의의 미지근한 대응조치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였다. 그러나 육군 4성 장군 출신인 국방위원장이 긴급제안을 내놓았다. 일본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한 방책으로 대마도가 한국 영토임을 근 10년간 연구하고 최근에 국회에서 주제발표까지 한바 있는 과거 자기가 데리고 있던 부하인 육군대령 박상훈의 저서(대마도, 독도의 비밀)와 한국독도연구회가 2012년 9월에 국회에서 개최한 바 있는 ˹대마도 어떻게 찾을 것인가˼란 주제의 학술회의를 근거로, 차제에 일본이 독도에서 자진 철퇴하지 않으면, 대마도가 한국 영토였음을 전 세계에 공포하여 일본의 영토 야욕을 환기시킴과 동시에, 현재 일본이 대마도를 불법 점령하고 있음으로써 한국과 시비‧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바, 이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여 심판받자는 선언을 대한민국 대통령의 명의로 일본에 정식 요청하는 결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매우 긴장된 어조로 일장 연설조의 긴 당위성 설명을 했다. 비록 한국이 실효지배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역사적 사실 기록에 있는 “우리 영토는 백두산이 머리가 되고, 태백산맥이 등뼈가 되며, 영남의 대마도와 호남의 탐라도를 양발로 삼는다”는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비록 선언적 효과에 거치고 일본의 불응이 예상되지만, 현재 일본이 무력으로 강탈한 독도의 실효지배를 환원시키는 데 긍정적으로 국제여론을 환기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는, 이는 과거 이승만 대통령이 평화선을 선포하기 직전에 일본과 연합국 간의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에 즈음하여 독도와 파랑도(이어도) 그리고 대마도를 일괄하여 우리 영토임을 조약문에 명기해 달라고 SCAP에 정식으로 수차 요구한 바와 다름없는 대한민국의 주권국가로서 당당한 권리와 의무의 발현임을 강조하였다.
난상토론 끝에 울분에 차 있던 국방위원들은 전원 일치로 이 안건을 찬성 결의하여 국회의장에게 보고하고서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하였다. 이날 오후에 속개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독도를 무력침탈한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는 국회의 결의안과 함께 국가안보회의의 결정을 재확인하면서 우리 정부가 일본에다 대마도 영유권 시비를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 요청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일부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도영토수호대책위원회’와 ‘대마도 포럼’에 속한 일부 의원들이 강력한 지지발언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켜 절대다수가 찬성하여 원안대로 가결되었다. 외교부에서는 주 유엔대사를 경유하여 제반 정부의 요구를 지급 메시지로 유엔에 타전하였다. 장관은 서둘러 16일 조간에 대서특필 보도되도록 저녁 늦게 외신기자 회견을 소집하여 이 내용을 전 세계 매스컴에 보도케 하였다.
* 북한의 대일본 핵 공갈 및 독도 영유권 문제 국제해양법 재판소 회부
그 다음 날인 8월 16일 오후에, 유엔 안보이사회와 총회가 동시에 긴급 소집되었다. 이는 북한이 독도에서 일본이 24시간 내에 철수하지 않으면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로 일본 본토에 무자비한 핵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한 지난 자정 무렵의 대일본 선전포고 때문이었다. 주한 미 공군의 대북영상정보수단이 총동원되어 조조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대 주변에 차량과 병력이 이동하는 이상 징후가 포착되기도 하였다. 이 청천벽력 같은 핫뉴스에 한반도 주변 4강이 초긴장된 핵전쟁 패닉상태로 빠지게 되었다. 천하의 무법자인 북한은 NPT에서 탈퇴한 다음,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같이 국제사회의 어떤 규범이나 공유가치도 지키지 않는 국제 테러리즘의 명수이기 때문에, 그리고 최근에 핵미사일을 장착한 대륙간탄도탄(ICBM)까지도 투발 가능한 핵무기의 수직적 확산을 가속화하면서 핵 양산체제로 돌입했다는 보도가 결코 허무맹랑한 소문만은 아니라고 핵보유국인 유엔 상임이사국과 비공식 핵보유국인 인도 및 파키스탄 그리고 이스라엘까지도 시인하는 분위기임을 전제할 때, 유엔 안보이사회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한반도가 핵전쟁의 발원지로서 전 세계 뉴스의 초점이 된 것이다. 핵확산 방지란 미국의 최우선 핵전략이 북한 때문에 무의미하게 되고 있는 마당에, 이제는 북한이 인류역사상 두 번째로 일본에 핵무기를 투발하려는 무법자로 자리매김하면서 북한 편을 드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핵 억제 전략을 무력화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핵 초강대국인 미국마저도 묘책을 모색하면서 긴장을 감추지 못하게 된 것이다.
긴급 유엔 안보이사회의 15개 이사국 중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 외의 여타 10개 비상임이사국은 지역 대표권을 가진 국가로서 2년마다 총회에서 선출하게 되는데, 한국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 멤버에 포함되어 있었기에 아직도 상당한 영향력을 작용케 할 수는 있다. 특히 2013년에 안보이사회 의장국의 역할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능동적으로 대비케 한 바 있다.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권위가 가세하여, 유엔 총회에서는 독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의 핵 투발 위협 구실을 배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본이 최단시간 내에 독도로부터 철수함으로써 침략자로서의 낙인을 찍히지 않도록 하고, 스스로 제2의 핵 세례를 받는 운명이 안 되도록 함과 동시에, 일본군이 독도에서 철수 후 이 섬을 공도의 상태로 유지하면서 이 해양 분쟁을 국제사법재판소가 아닌 국제해양법재판소에 회부하여 영유권 시비를 가리도록 하라는 권고 결의안이 다수결로 채택케 된 것이다. 일본은 지은 죄가 있으니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이 불리해질까 봐 우려하여 적반하장으로 유엔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결의를 회피‧거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이 문제를 회부하도록 함이 타당하다고 특별히 반기문 사무총장이 강력히 주장함으로써 총회의 결의안이 진통 끝에 안보이사회에서 수용됨으로써 그 뜻이 관철된 것이다.
특히 안보이사회에서는 전략적으로 북한 편을 드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 편을 더는 미국, 영국 및 프랑스가 서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비상임이사국들이 일본의 침략 행위를 규탄하면서도, 북한의 핵 투발을 용인할 수는 없는바, 유엔총회의 권고 결의안이 합리성이 있다는 의견이 수렴되어 북한과 일본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한국에 희망적인 대안이 되는 국제해양법재판소 회부 안을 유엔 상임이사국에서 거부권 행사 없이 통과시켰음은 일본이 이번 독도에 거주하는 민간인까지 집단 살육한 반인륜적인 국제평화 유린 행위인바, 이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재판 대상인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 침략범죄 중의 하나에 해당하므로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인이 재판소장(김상현 박사, 2009년에 9년 임기로 취임)인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에다 유엔 안보이사회에서 회부결의를 한다면, 한국은 매우 유리한 입장이 될 것이다. 특히 과거 김정일이 피소되어 기소 직전에 사망한 적도 있어 관심이 쏠린다. 그런데 현재 미국은 해외주둔군과 국제평화유지군의 활동에 위법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형사재판소를 비준하지 않고 반대하는 입장인바, 유엔의 주도권을 쥔 미국이 이를 동의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부 신문지상에서는 일본의 독도 만행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수 있는 방안을 제기한 논자들이 있는데, 이미 죽은 김정일이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된 바 있듯이, 독도 주둔 경찰과 민간 거주자를 무참하게 살해한 일본의 소행에 대하여 응징 보복하는 차원에서 그 실현 가능성은 모색 추구될 수 있는 문제란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그 대신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압박 설득하여 핵무기 사용을 막도록 책임진다는 전제하에 일본의 침략행위를 규탄하면서 한국에 대한 피해보상을 전제로 최소한의 제재조치로서 원만하게 WIN-WIN 전략으로 매듭짓도록 하되, 유엔의 권위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판결을 무조건 수용케 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한 것이다.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의 재판 진행 기간 중 유엔평화유지군 1개 분대가 독도에 상주 근무하면서 이 섬을 중립화시켜 감시하도록 하는 후속조치도 통과되었다.
결국 콧대 높은 일본이 부끄럽게도 2015년 8월 17일 12시를 기하여 독도에서 무조건 무장 해제 후 철수하고, 동해에 전진 배치되었던 일본의 해공군력도 독도 해역에서 물러나 정상위치로 되돌아감으로써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한반도 핵전쟁 위기는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일본이 국제해양법재판소 회부를 거부할 수 없는 수세의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한국은 훼손된 국권을 언제 어떻게 치유 회복할 것인지, 그리고 독도해전에서 순직한 경찰대원과 해군 장병 그리고 어민들의 영혼을 어떻게 달래야 할 것인지 막막한 상황이지만, 독도엔 일장기 대신 유엔기가 나부끼게 됨으로써 일단 안도하면서 과도기의 전략적 후퇴를 인내 수용하면서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두려운 심정으로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현명한 판결을 기대하면서 새로운 현상 타파의 돌파구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지도층은 지난 반세기 여에 걸쳐 집요하고 공세적인 독도 영유권 주장과 도발을 펴 온 일본에 대하여 무대응의 현실 안주 정책을 펴 왔을 뿐만 아니라, 군사적 실효지배를 외면해 온 잘못된 역대 정권의 국가정책이 빚은 필연적인 인과응보이고 사필귀정이 바로 2015년 8월 15일의 일본 독도 침탈 실현이란 역사적 교훈임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이제 독도의 운명은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그리고 국제정치적으로 한국의 입장이 일본에 비하여 불리하지는 않다고 본다. 일본은 유엔 헌장에 위배되는 무력침공이란 결정적인 잘못을 범한 것이다. 일단 침략자로 규정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타국의 국경 침공은 탈냉전 시대의 신세계 질서와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천인공노할 범죄행위이다.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이 유엔의 사명이고 기능인 바, 우선 이번 일본의 불법 행위를 타국의 국경 침공으로 유엔이 인정하고, 그 원상회복 절차로서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판결을 구하도록 한 것인바, 일본이 그동안 구차하게 거짓 주장을 과도 합리화해온 이른바 ˹독도 영유권 10 POINTS˼는 더 이상 설득력과 진실성을 잃게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일본의 센카쿠열도와 북방 4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 역시 그들의 영토 야욕과 침략 근성이 백일하에 두 당사국에 노정됨으로써 그 정당성과 당위성을 상실하게 되었으며, 강자에게는 비굴하고, 약자에게는 잔악한 일본의 본성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제 공은 국제해양법재판소로 넘어갔다. 마침 한국인 재판관 김진현 박사가 최근까지 배치되어 있었으나 그의 임기가 1년여 전에 이미 끝났다. 김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는 2009년 3월에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에 최연소자로서 선출됐다. 김 재판관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해양법협약 특별 당사국 총회의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 보궐선거에서 별세한 고 박춘호 재판관(재판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실패) 후임에 당선됐다. 김 재판관은 155개국이 참가한 이날 투표에서 113표를 얻어 42표에 그친 인도네시아의 누그로호 위스누무르티 전 유엔 주재 대사를 눌렀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전임자의 9년 임기 잔여기간인 2014년 9월까지밖에 활동하지 못하였으나, 다행하게도 그 후임자로서 해군 대령 출신의 독도 문제 전문가이며 원로 국제법학자(한국해양대학교 교수 정년퇴임)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신한일어업협정을 신랄하게 비판해 온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박영구 박사가 임시총회에서 압도적인 다수표로 임기 9년의 국제해양법 재판관으로 임명되었음은 천우신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독도 영유권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2012년에 국제형사재판소장으로 중임된 박상현 교수와 더불어 한국인으로서 세계 국제법기관의 양 거두라고 할 만하다. 이 두 분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너무도 크다. 박영구 박사는 2005년에 펴낸 독도 영유권 관련 유명 저서인 <독도: 어디로 가려는가? : QUO VADIS, DOKDO?>에서 “인접국으로부터 영토주권의 도전을 받고 있는 나라 중에서 주권국가의 정부가 어떤 유효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완전히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란 날카로운 비판을 하였던 것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독도종합연구소장은 “일본이 독도 수역을 침범해 무력 분쟁을 일으키고 국제해양법재판소로 독도(해결책)를 넘길 수 있다”고 한 시민 강연에서 “한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 공동제소를 계속 거부하면 일본은 상대국의 거부권이 없는 국제해양법재판소를 노릴 수 있다”고 했으나, 이제는 우리가 일본을 국제해양재판소로 끌고 가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근거를 ▲일본이 17세기 중반 약 40년간 독도에 해단 영유권을 확립 ▲일본은 1905년 독도를 시마네(島根)현 오키섬으로 정식 편입 ▲샌프란시스코 조약(1951년)에서 '독도의 한국 영토 제외' 등 3가지로 늘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일본의 이런 주장에 대해 돗토리(鳥取)현이 17세기 말 에도 막부에 독도가 일본 영토가 아니라고 보고했고, 1877년 일본 중앙정부가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의 영토가 아님을 공식 확인했다고 반박 상기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간교한 일본을 우리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회부하는 여건이 호전된 마당에, 비록 독도가 일본의 물리적 침탈로 쑥대밭이 되고 당분간 유엔의 결의에 따라 공도 상태를 유지하지만, 국제해양법재판소에서 승소만 하면 그동안 입은 모든 피해를 온전히 보상받고 일본의 거짓 주장을 온 천하에 전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그렇게 되면 서둘러 신한일어업협정을 파기하고, 독도 영해 및 접속수역을 정식으로 선포하여 독도를 기점으로 한 새로운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 획정 협정도 일본과 유리한 위치에서 당당하게 재협상 타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리 낙관적이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소장에 일본인이 2011년에 부임하여 3년 임기를 2015년 말에 마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독도 문제에 전력투구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일본 외무성 차관과 주미 대사를 지낸 야나이 재판관은 2005년부터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ITLOS 재판관으로 일해 왔다. 그는 임기 중 해양 경계, 자원 개발과 관리‧감독, 분쟁과 관련한 ITLOS의 모든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ITLOS는 1996년 발효한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해양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법률기구로, 국제사법재판소와 함께 해양 관련 분쟁의 양대 창구 기능을 하고 있다.
야나이 슌지(柳井俊二)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소장이 2012년 11월에 방한한 바 있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유엔해양법협약을 기반으로 국가 간 해양분쟁을 다루는 국제사법기구이다. 야나이 소장은 전남 여수 세계박람회 엑스포홀에서 동년 10월 열린 ‘유엔해양법협약 30주년 기념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일본 외무성 차관, 주미 대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1980년대 초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공사를 지낸 덕에 한국어도 할 줄 안다.
국제해양법재판소가 판단의 근거로 삼는 유엔해양법협약(1982년 제정)이 너무 포괄적이라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엔 한국 출신인 박영구 재판관 같은 원로 법학자가 있어 더 나은 진전된 객관적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재판소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고자세로 목에 힘을 주기도 했다.
그가 방한한 때는 마침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다음 날이었다. 그는 이날 한국 기자와 만나기 전, 독도 등 한일 관계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인터뷰 중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얘기가 나오자 “저는 일본인이지만 일본 정부를 대변하진 않는다. 재판관으로서 특정 사안에 대해선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고답적인 자세를 취하였다.
정부는 그동안 독도 문제가 우리가 원치 않는 상황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로 갈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 왔다. ITLOS는 국제사법재판소와는 달리 한쪽의 제소로 소송이 이뤄질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야나이 소장이 재판관이던 시절부터 독도 문제가 ITLOS로 가는 것을 경계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유엔해양법 제287조에 따라 일본이 독도 영유권 문제를 ITLOS로 가져갈 수 없도록 ITLOS의 강제관할권 배제를 선언했다. 하지만 일본이 여전히 이 문제를 ITLOS에서 거론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는 “독도 문제가 ITLOS에 가도 특별히 불리할 것은 없지만, 재판 결과를 100% 확신할 수 없어 회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UN 헌장에 따라 1996년 설립되었으며 가장 최근의 일본과 관련 있는 판결은 2007년 러시아에 억류 중이던 일본 선박의 선원 석방 건이었는데 일본이 승소한 바 있다.
국제법학계에서는 그동안 ICJ가 아닌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서 독도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해 왔다. ICJ와 달리 ITLOS는 일방적 제소만으로도 재판이 열리기 때문이다. ITLOS는 유엔국제해양법의 적용과 해석에 관한 판단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독도 영유권을 판단할 권한은 없다. 하지만 일본이 영유권이 아닌 다른 문제로 '혼합 분쟁'을 제소해 독도 영유권 문제를 간접적으로 제기할 수는 있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 한국 정부는 2006년 유엔해양법에 따른 강제관할권 배제 선언을 했다. 유엔해양법 제287조에 의거한 이 선언에 따라 해양 경계 획정, 군사활동, 해양 과학조사 및 어업에 관한 분쟁에서 한국은 일본 등 다른 나라가 ICJ, ITLOS 등 국제 사법기구에 일방적으로 제소해도 그 분쟁 처리 절차를 따를 의무가 없다.
그러나 강제관할권 배제 선언은 일본의 일방적 제소를 막는 장치이지만, 혼합분쟁에는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100% 완벽한 안전판은 아니라는 것이다.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굳히는 것이 일본의 전략인 만큼, 일본은 의도적으로 독도 침공을 결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계산이 국제법적으로 국제정치적으로 얼마나 유효하게 판가름날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유엔 총회나 안전보장이사회가 절대로 일본에 국제해양법재판소를 통한 면죄부는 주지 않을 것이다. 만약 국제해양법재판소가 일본의 손을 들어 줄 경우 국제사회의 무법자인 북한의 핵 투발 위협을 제어할 묘안이 없는바, 일본의 불법 침공을 정당화시켜 주는 판결은 법과 정의의 성실 원칙에 벗어나고 국제사회의 여론과 유엔의 존립가치를 부정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국제해양법재판소는 2015년 9월 15일부터 독도 분쟁 해결을 위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역사적인 공판을 개최키로 결정 공시하였다. 유엔의 권능을 대변하는 국제해양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독도가 한국의 영토로 완전 회복됨과 동시에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새로운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 강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유리한 계기를 마련하게 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온 국민은 간절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 한편 한국의 박영구 재판관이 이번 재판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에서 일본인 소장과 역학관계를 이루면서 조국을 위해 얼마나 현명하고 강력한 역할을 하게 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정부조직 개편 시에 선거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안보회의의 위상과 기능을 대폭 강화하여 상설기구로 정상화 회복시키는 등 국가안보체제재정비강화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 치명적인 실책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은 대통령은 9월 중 국회 우선 통과를 전제로 관계법 개정을 위한 정부안을 국무회의에서 긴급 의결하여 국회로 이송하였다.
그리고 여기에는 현재 안전행정부 산하 기구로 축소 격하되어 있는 비상기획위원회를 국가안보회의의 하부조직으로 통합하여 국가안보회의가 대통령 직속의 헌법기관으로서 명실공히 국가안보의 총사령탑답게 전항에서 언급한 바 국가안보의 5대 기본 기능을 차질 없이 전천후로 담당 수행토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비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래야 국가의 독립과 자유 그리고 안전은 대내외적 위협으로부터 지켜 낼 수 있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만약 헌법 개정이 논의될 경우엔 대통령 5년 단임제냐, 4년 중임제냐 하는 권력구조 개편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헌법 제91조를 고쳐 국가안보회의가 명실 공히 국가의 대외정책과 대내정책 그리고 군사정책을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 통합 조정하는 권능을 가짐과 동시에 국무회의와 동격의 심의기구로 위상이 격상되도록 하는 안보기능 강화가 먼저임을 전 국회의원들에게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국가안보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의 종속변수나 매개변수가 아니라 국가 생존 발전을 위한 최고 우선의 독립변수임을 일본의 독도 침탈을 체험하고서야 온 국민이 알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한 반면교사의 교훈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