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쟁의 재조명 및 사이공 함락의 교훈
  - 월남 공산화 35년을 보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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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호 : 한국시사문제연구소장

1. 월남전쟁의 개관
 1955년 남베트남에 고딘디엠 정부가 수립되자 이에 반대하는 공산분자들은 테러 공격을 감행하였고, 1960년 12월 남베트남에서 '남베트남 해방민족전선'이란 이른바 '베트콩'을 결성하였다. 이들은 또한 호치민[胡志明]이 이끄는 '베트남 민주공화국(북베트남)'의 원조를 받아 더욱 세력을 확장하였고, 선거를 통해 베트남 전역을 장악할 수 없게 된 공산측은 군사적인 수단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1961년 미국 대통령 J.F.케네디는 처음으로 미국 정규군을 파견, 베트남에서 '특수전쟁'을 전개하였는데, 이는 남베트남의 공산화는 동남아시아의 공산화를 가져온다는 견지에서 취해진 미국의 대공산주의 봉쇄전략의 일환이었다. 이어 L.B.존슨 정부는 1964년의 통킹만 사건(미국 구축함에 대한 북베트남의 어뢰정 공격)을 계기로 미군을 직접 전투에 참가시켰다. 1965년에는 북폭을 개시하였으며, 1968년까지는 미지상군의 투입도 54만 명으로 확대되었고 전비 또한 54억 달러에서 288억 달러로 늘어났다.
한편 1968년 5월부터 평화교섭을 위한 '파리회담'이 계속되었으나, 전황은 캄보디아(1970)·라오스(1971)로 확대되어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의 양상을 띠기에 이르렀다. 한편 한국을 비롯해 타이·오스트레일리아·필리핀·뉴질랜드 등 우방국이 참전하였으나, 군사적 승리를 거두지 못하였다. 결국 1973년 1월 27일 베트남에서의 전쟁종결과 평화회복에 관한 '파리협정'이 미국·남베트남·북베트남·베트남 남부 공화임시혁명정부의 4자간에 체결되었다.
 이 협정은 ① 미군의 철수, ② 전쟁포로의 송환, ③ 현상대로의 정전, ④ 남베트남에서의 사이공 정부와 임시혁명 정부 간에 연합정부 조직을 위한 협의, ⑤ 정치범의 석방 등을 규정하였다. 그러나 북베트남과 이들의 지원을 받는 베트남 남부 임시혁명정부는 1975년 4월 말 사이공을 점령함으로써 베트남을 적화 통일하였다.
 베트남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전쟁으로, 인적 희생도 커서 사망자 약 120만 명, 부상자 약 300만∼400만 명에 달하였다. 베트남전쟁은 동남 아시아의 정치상황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는데 캄보디아에서는 론놀정권과 크메르루주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1975년 4월 프놈펜이 크메르 루주군에게 장악됨으로써 공산화되었고, 북베트남의 전쟁물자 공급로였던 라오스에도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공산화에 영향을 받아 1975년 5월에 공산정권이 들어섰다. 이러한 인도차이나반도의 적화는 아세안 5개국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 되었고, 이에 따라 중립을 표방해 온 아세안은 각국의 경제력 강화를 기반으로 하는 안전보장기구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2. 파리평화협정의 허구
  「파리평화협정」에 따라 1973년 1월 28일 「베트남평화협정」이 발효되었으나 사실상 전쟁은 지속되고 있었다. 「평화협정」은 전쟁을 문서상으로만 종결시켰을 뿐이었고 실제로는 미군 철수를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 남베트남에게 큰 문제는 1965년 이후 미국의 대규모 개입으로  남베트남의 경제는 미국의 원조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군대 철수는 시장의 위축과 서민경제에 즉각적인 압박을 가져왔고 사회불안을 가중시켰다.
  달러의 유입이 줄어들면서 국민의 불평은 높아갔고 고질적인 부정부패, 매관매직이 성행하였다. 미국이 지원해 준 최신 군사장비는 베트공의 주장비로 사용되고 있었다. 「평화협정」 체결 후 지속적인 원조를 약속했던 미국의 지원도 급감했으며 1973년 11월 미국 의회는 미군의 해외파병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미군의 재
개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더구나 1974년 8월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자 남베트남의 티우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후견인을 잃게 되었다.
  1974년 10월 북베트남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총공세를 결의하고, 이어서 시험적으로 12월 13일 사이공 북쪽 135㎞ 지점의 푸옥롱 성을 점령했다. 하노이측은 이를 계기로 미국이 더 이상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자신감을 확인한 북베트남군은 3월 10일 3개 사단을 동원해 전략적 요충지인 부온마투옷을 기습적으로 점령했다. 부온마투옷이 점령되면서 제1, 2군단이 각각 철수를 시작하자, 군인들은 자신들의 가족과 가재도구를 챙기기에 급급했고, 민간인들이 가세하면서 철수 대열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그 와중에 곳곳에서 베트공들의 기습이 가해지자, 남베트남군은 스스로 붕괴되고 말았다. 결국 제대로 된 전투 한번 치르지 못한 채 남베트남 2개 군단이 붕괴되고 말았으며, 대부분의 장비를 유기한 채 극소수의 병력만이 해상으로 철수했다. 북베트남이 총공세로 전환한 후 단 한 차례의 공세로 남베트남군 2개 군단이 무너졌다. 하노이 정부는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전략을 바꾸어 5월 중순에 시작되는 우기 이전에 사이공을 함락시키기로 결정했다.
 동년 4월 2일부터 사이공을 향해 남진하기 시작한 북베트남군은 남베트남군이 버리고 간 차량과 민간인 버스 및 트럭, 승용차 등 가용한 모든 차량을 동원했고, 부족한 운전병은 포로 중에서 충당했다. 수 만대의 차량이 남쪽을 향해 남하하기 시작하자, 사이공은 대혼란에 빠졌다.
  미군의 철수를 확인한 북베트남군은 날이 밝으면서 T-34 전차를 앞세워 공격을 재개했다. 남베트남은 미군이 철수하면서 넘겨준 최신장비와 함께 110만 명의 병력, 세계 4위를 자랑하는 공군력 등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1975년 1월 북베트남군의 총공세가 시작되자 그 해 4월 30일 패망하였다. 최후까지 협상을 시도하던 민 대통령은 4월 30일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전쟁의 대가는 엄청났다. 인명피해만 해도 사이공 정부군 11만명이 전사하고, 49만 9천명이 부상당했으며, 민간인도 41만 5천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노이 정부는 1975년 정부군과 베트공을 포함해 110만여명이 사망하고, 60만여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무력에 의해 남베트남을 점령한 북베트남은 국가 통합에 착수했다. 그리고 1976년 7월 2일 북베트남이 주도하는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the Socialist Republic Vietnam)’에 흡수 통합했다. 그 결과 베트남은 명실 공히 통일된 사회주의 정부를 수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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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공산주의자는 거짓과 악의 세력
  평화체제의 사전 구축 없는 상태에서 맺은 평화협정이 얼마나 처참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가를 자유월남공산화실례로 살펴보자.
『1973년 1월27일에 체결된 파리협정에는 겹겹의 안전장치가 있었다. 12개국이 이 조약을 담보했다. 미국은 철수하면서 월남과 방위조약을 맺어 월맹침공 시 해군·공군이 즉각 개입, 북폭한다고 약속했다. 월남의 병력을 125만 명으로 증원시켰다. 당시 월맹의 111만 명을 앞지르는 수치다. 신예장비를 공급받은 월남공군은 세계4위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하게 됐다. 일종의 인질도 잡았다. 월맹 외무부 차관급인 하반라우 육군대좌를 포함, 월맹군 150명을 사이공에 머물게 했다.
파리협정이 체결된 배경에는 월맹에 대한 방심도 한몫 했다. 당시 월맹은 그야말로 ‘거지’였다. 국민들이 쌀을 두 끼만 먹는데도 한 해 80만~100만 톤이 모자랐다. 부식은 소금이 전부였다. 군인들은 부서진 타이어를 잘라 샌들을 만들어 신었다. 옷은 월남에서 뺏은 것을 걸치고 속옷은 누더기였다. 그러나 10년 내 망한다던 월맹은 파리평화협정을 깨고 1975년 3월10일 월남을 침공했다. 4월30일 사이공 함락으로 월남은 패망했다.
월남사람이 누리던 모든 자유도 박탈됐다. 화폐개혁으로 구화는 무효화됐고, 금을 가진 사람은 총살당했다. 장사도 할 수 없게 됐다. 무려 116만 명이 보트피플이 돼 해외로 탈출했고, 그 중 11만 명이 죽음을 당했다.
 그리고 350만 명은 수용소로 끌려가 재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인간개조를 당했다. 월맹당국은 ‘몇 주간 교육을 시킨 뒤 집에 돌려보낼 것’이라고 선전했지만, 실제는 달랐다. 수용기간도 무한정이었다. 역사는 아이러니다. 월남에서 반정부시위를 주도하던 익들까지 모두 잡혀갔다. 골수 몇 몇을 빼곤 친월맹인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번 반역하면 또 다시 반역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수용소에선 수많은 사람이 죽어갔다. 맞아서 죽고, 굶어서 죽고, 병 걸려 죽었다. 1980년대 후반 베트남은 고르바초프 개혁·개방노선을 수용했다. 그러나 수용소 해체는 1990년대 중반에야 시작됐다.
  같은 맥락에서 김정일은 무력통일이 되면 “1천만 명은 해외로 탈출하도록 내버려두고, 남북한 5천만 명으로 ‘통일국가’를 만들겠지만, 남한의 700만 명 정도는 용서치 않을 것이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월맹이 核武器와 대량살상무기가 있어서, 월남을 적화시킨 게 아니다. 월남은 월맹보다 재래식 전력에서 5배나 강함에도 불구하고, 월남은 월맹에게 무력적화 통일을 당했다.
과거 월남의 적화와 지금의 우리를 비교해보면 좋응 교훈이 된다. 지금은 한미연합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전쟁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연합사가 해체되면, 과거 월남의 상황보다 우리는 훨씬 위급해진다. 북한은 核과 대량살상무기가 있고, 재래식 전력에서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앞며, 국민의 총력전 태세는 불문가지이다.
 북한은 120만 현역군인에, 770만의 예비군이 있다. 과거 월남은 반공 티우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었음에도 적화되고 말았다. 우리의 MB는 반공의식이 투철한가?


4.  월남 공산화의 교훈
    지정학적으로 보면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한국은 동북 방면에 월남은 서남 방면에 자리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는 데서 일란성 쌍둥이 같은 나라이다. 다만 우리는 왕조국가가 5백년 이상을 유지한 반면 월남은 길어야 1백여 년이라는 점과 우리는 5백년 전에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으나 월남은 중국어에 불어를 가미하여 발음이 되는대로 문자를 만들어 1919년에 공포한 것이 우리와 다르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월남이 망하기 직전까지 남북이 갈리어서 북에는 공산정권이 남에는 자유민주의 국가가 있었고 북의 호지명이나 김일성 같은 지도자는 무력적화통일을 시도한 점이 같고 이렇게 무력 적화통일을 시도하면서도 항상 평화통일과 자유선거를 주장한 것도 같다.
    그런데 월남은 티우 대통령 당시 부통령이던 자가 대통령 선거에 나와서 평화통일을 주장하였고 선거에서는 져서 티우가 대통령이 되었으나 그 이후의 정치적인 변화는 그의 주장대로 이끌어져 갔다. 그 결과 파리 평화협정- 미군철수 -자유선거- 통일이라는 형식으로 남북문제의 해결이 시도되었고 그 결과 월맹의 전면 남침으로 월남은 적화 통일되고 월남은 역사에서 사라져 버렸다.
 경제적으로도 월맹이 거의 붕괴단계여서 남침은 불가능하다고 오판하였고 사실 사이공을 점령한 월맹군은 정규군인데도 제복과 군화가 없고 탱크병정도가 군화를 신었다고 한다.
 월남이 패망한 이유는 다음 몇 가지 때문이었다. 나라를 지키려는 의지가 없었고, 부정과 부패가 만연했으며, 민족주의에 세뇌당한 종교지도자와 학생들이 연일 반미시위를 했다. 결국 미국도 지쳐버렸다. 그리하여 1973년에 드디어 월맹이 제안한 <평화협정>에 속아 넘어 갔으며, 미군은 철수하고 말았던 것이다.
 미군이 나가자, 1975년 4월, 월남은 순식간에 무력화되고 말았다. 동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해서 흑진주라는 별명을 가진 제2의 파리라고 불리던  항구도시 사이공이 하루 아침에 함락되고 말았다. 자국을 스스로를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 국민이 당하는 필연적인 최후였다.
 월남 정부에는 오늘 날의 한국과 마찬가지로 간첩이 많았다. 간첩들은 민족주의자와 인도주의자로 위장했다. 이들이 간첩이었다는 사실은 수천만 민족이 공산주의 치하에서 죽고, 갇히고, 신음하고, 도망 한 이후에야 알려졌다. 1967년 9월 3일, 월남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11명의 입후보자가 난립했다. 티우가 간신이 대통령이 됐다. 차점으로 낙선한 야당 지도자 쭝딘쥬가 간첩이었다는 사실은 패망 후에야 알려졌다.
 그 간첩이 선거 유세에서 이렇게 말했다. "동족상잔의 전쟁에서 시체는 쌓여 산을 이루고 있다. 우리 조상이 이처럼 외세를 끌어들여 동족들끼리 피를 흘리는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얼마나 슬퍼하겠는가? 월맹과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평화 협상이 가능한데, 왜 북폭을 하여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폭을 중지시키고, 평화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하겠다." 참으로 그럴듯한 호소였다. 마치 “한반도엔 더 이상 전쟁이 없다는 6/15선언 후의 DJ가 한 헛소리와 상통한다.
 그의 이 말이 월남 학생들에게 그릇된 민족주의와 반미를 부채질하고 미국에 반전 여론을 자극했다. 여론에 밀린 미국은 월맹과 파리에서 비밀 평화회담을 했다. 월맹은 한쪽에선 평화회담으로, 다른 쪽에서는 대남공작으로 집요하게 공산화 전략을 추구했다. 1973년 1월 27일, 드디어 평화 회담에 서명함으로서 5년간을 끌어오던 베트남전이 종식됐다.
키신저는 월맹에 40억 달러를 주고 평화협정서라는 종이 조각을 샀다. 그러나 그건 거짓 문서였다. 키신저는 확실한 휴전을 담보하기 위해 휴전감시 위원단을 만들었다. 캐나다, 이란, 헝가리, 폴란드, 4개국이 250명의 휴전감시위원단을 만들어 휴전선을 감시했습니다. 월맹의 외무차관이 이끄는 150명의 고문단을 사이공에 인질로 받아 놓았다. 이것도 믿지 못해 미국은 영국, 소련, 프랑스, 중공 4개국 외무장관까지 서명에 참여시켰다.
 월남과 미국은 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월맹이 휴전협정을 파기하면, 즉각 해공군력이 개입하여 북폭을 재개하기로 굳게 약속했다. 미군이 보유하던 각종 최신 무기를 모두 월남에 주었다. 월남 공군력은 전 세계에서 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철저한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키신저는 주월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휴전체제가 최소한 10년은 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로써 세계의 분위기는 전쟁에서 평화로 옮겨지는 듯 보였다. 키신저와 월맹의 레둑토가 노벨평 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레둑토는 “나는 한 일이 별로 없다. 나보다 평화에 기여한 사람이 많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세계는 이를 동양적 겸양의 표시라고 이해했다. 그래서 그를 더욱 신뢰했다. 그러나 모두가 환상이었다. 환상으로 인해 쥐가 고양이를 잡아먹는 이변이 발생했다. 월맹은 매년 80만∼100만t의 식량부족, 물자 부족에 시달리던 월맹이 자유월남을 점령하게된 것이다. 월남은 힘으로 망한 게 아니라 속임수에 망하고, 간첩들에 망하고, 극성맞은 시위에 망하고, 부정 부패에 망했다.
 
  6. 한국은 월남공산화의 전철 밟지 말아야 !
 우리와 월남의 역사는 너무나 닮은꼴이다. 그래서 한국과 월남을 닮은 꼴 운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가 역사를 표현할 때 흔히 "반만년 배달민족"이라고 하는데, 월남은 "반만년 황룡의 후손"이라고 말한다. 세계사적으로 보아도 국가체제를 이룬 역사적 시기도 비슷하고, 중국이 팽창하면  조공을 바치다가 중국이 혼란에 빠지면 자주독립을 유지한 역사도 비슷하고, 중국의 주변민족으로서 끝까지 한족에 동화되지 않고 살아온 점 역시 대동소이하다.
 청렴결백했지만 독재로 기울었던 고 딘 디엠 정권이 쿠데타로 쓰러지면서 수차에 걸쳐 군부 쿠데타가 반복되었다. 이 와중에 정권은 부패와 내부 분열을 거듭했다. 전쟁이 지친 미국이 월맹과 휴전을 위한 비밀 협상에 돌입한 것은 1968년 5월 10일이다. 그 무렵 미국은 직접전비와 간접전비를 합쳐 연간 495억 달러(1968년), 508억 달러(1969년)를 퍼부었고 미군 병력도 53만 6천명선을 파병할 정도로 전쟁의 절정을 이루던 시기다. 미국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진행되는 베트남전에 진저리를 쳤고, 결국 수렁에서 발을 빼기위해 월맹의 레둑토와 비밀협상을 시작한 것이었다.
 한편 미국과 월맹이 파리에서 비밀 평화 회담을 진행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월남 내부에서는 국론이 두 갈래로 갈렸다. 여당은 강력한 반공정책을 주장하며 평화회담 참여 거부를 주장한 반면, 야당은 앞 다투어 포용정책을 들고 나와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회담 참여를 지지했다. 고민에 빠진 월남 정부는 어쩔 수 없이 회담 테이블에 나가야 했고, 1969년 1월 15일 부터 미-월맹 2차 회담은 미-월남-베트공(베트남 인민 해방전선, 후에 베트남 임시 혁명정부)-월맹의 4자 회담으로 확대되었다.
 1973년 1월 27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5년여 협상 끝에 베트남전을 종식하는 역사적인 휴전회담이 열렸다. 이 휴전의 담보를 위해 키신저는 월맹에 40억달러(20억 달러는 미국 직접원조, 20억달러는 국제은행(IBRD) 차관)의 원조를 제공, 이것으로 피폐한 월맹의 경제 재건을 돕기로 하고, 교전 당사국인 미국, 월남, 월맹 베트공(베트남 임시혁명정부) 등이 서명했던 것이다.
 휴전협정이 체결되었을 때 월남국토 44개 성 중 12개 성의 곳곳에만 표범의 반점처럼 공산군 점령지가 남아 있었다. 총 인구의 90.5%는 월남이 지배하고 있었고, 나머지 중 5%는 낮에는 월남, 밤에는 공산측이 지배하는 경합지역, 그리고 4.5%는 공산측 지배하에 있었다. 그래서 월남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경제적 우위를 바탕으로 공산측 지배를 월남 내에서 자연스럽게 소멸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휴전 무렵 월맹은 오랜 기간의 전쟁으로 인해 매년 80만-100만 톤의 식량부족,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줄기찬 대남공세를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
 휴전협정 이전부터 숱한 공산당 프락치들의 월남 곳곳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호치민이 1930년 2월에 창당한 베트남 공산당과 메트남 민족해방전선 의장인 웬후토가 1962년 1월에 창당한 인민혁명당에서 침투시킨 조직원들이었다. 그래서 월남 패망 당시 월남에는 공산당원 9,500명과, 인민혁명당원 4만명, 즉 전체인구의 0.5% 정도가 월남 사회의 저층에서 밑뿌리를 뒤흔들고 있었다.
 3월초에 월맹군이 총공격을 개시 중부월남 고원 지대에서 승리를 거둔 후부터 부패한 월남군은 지리멸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전투다운 전투한번 못한 채 후퇴만 거듭하다가 결국 50%의 병력이 붕괴, 해산됐다. 3월 26일 다낭이 함락됐고, 이후 월맹군 18개 사단이 사이공을 향해 무인지경을 달리듯 파죽지세로 남하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월남군의 '유령군인' 과 '꽃 군인' 들은 가족과 함께 배와 비행기로 월남을 탈출하고 있었다. 4월 21일 티우 대통령이 하야하고 재야 정치인 정반민 예비역 대장이 취임했다. 그러나 남침 후 한 달이 지날 때까지도 미국은 약속한 대월 방위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었다.
  4월 29일 월맹공산군 14개 사단이 사이공을 포위했다. 사이공에는 패잔병들만 남아 있었다. 라이케에 주둔중이던 월남군 제5사단장 레웬비 장군은 국가와 운명을 같이 하기로 결심, 사단 병력을 이끌고 사이공으로 진격하기 위해 월맹군 포위망을 공격했다. 그러나 수적으로 비교가 되지 않았던 월남군 제5사단은 월맹군 1군단 대병력과 결사 항전을 벌이다 궤멸 당했다. 레웬비 장군은 조국의 패망을 비통해 하면서 권총으로 자결, 나라와 운명을 함께 했다.
  4월 30일 정오, 월맹 공산군 제2군단은 사이공 시내로 진격하여 탱크부대가 월남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가 위치한 독립궁을 점령했다. 월남 대통령 정반민은 포로가 됐고, 이로써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월맹을 압도한다고 자랑하던 월남은 월맹군에 의해 너무도 허무하게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미국은 사이공 함락 직전, 일부의 월남군 장성과 그 가족을 헬기에 실어 남지나 해상의 항공모함으로 철수 시킨 후 미국으로 망명시켰다,
 사이공 함락 후 월남의 군인 경찰은 무장 해제되고 수용소에 보내졌다. 그리고 월남의 공무원과 지도층 인사, 언론인, 정치인들도 모두 체포돼 '인간개조 학습소'에 수감됐다. 이중 대부분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공산 정권은 수많은 공무원들을 잡아넣는 형무고사 모자라자 과거 월남군 부대 시설을 형무소로 개조해 그곳에 공무원과 지도층 인사를 수용하기도 하였다.
 반정부, 반체제 운동을 벌이던 교수, 종교인, 학생, 민주인사들도 모조리 체포 처형됐다. 그들의 수감이유는 '자본주이 사회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던 인간들은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똑같은 것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 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남한의 공산주의자들도 만약 김정일 체제하에 들어 간다 해도 생존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하층의 월남 국민들은 소형 선박을 이용해 목숨을 건 탈출에 나섰다. 보트 피플의 숫자는 약 106만명, 이 중 바다에 빠져 죽거나 해적에게 살해당한 숫자가 11만명이었고, 살아서 해외로 이주한 사람이 95만 명으로 집계됐다.
  나는 이 참혹한 패망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강대국과 맺은 방위공약이나 공산주의자들과의 협정은 절대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월남의 패망과정이 한국의 좌파정권 이후의 안보체제 붕괴와 국민의 급속한 좌경화 및 안보 무의식화 그리고 고위층의 부패상 그리고 국론분열 현상 등이 너무도 흡사함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국가지도층은 한미연합사해체가 목전에 박두하고 있음에도 군사적 위협배제를 위한 특단의 조치도 전혀 없이 대북유화정책을 주문하는 좌패세력에 부화뇌동하여 안보불감증에 취해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자기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 및 재산을 지키는 대역사를 보장하는 것은  미국과의 방위공약도 아니고 공산당과의 평화협상도 아닌, 오직 우리의 대북 우위 실전전력뿐이다. 핵무장한 우위의 군사력을 가진 북한의 대남침공의지가 상존하는 상황 하에서, 자주국방태세가 지극히 미흡한 지금 한국안보의 대들보인 한미연합사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음에도 걱정조차 않고 있는 국가지도층이라면 참으로 한심하다. 월남의 35년전 패망 역사를 산 참 교훈으로 재인식하여 북핵문제가 완결될 때 까지는 반드시 한미연합사 해체를 연기하고, 우리의 자주국방 조기 실현노력과 함께 국가안보 우선으로 지체 없이 과감하게 국가안보체제를 전환 할 것을 촉구한다. 2012년 김일성 출생 100주년과 강성대국완성의 기치아래 세 번째의 친자세습정권을 선군정치로 결착시키려는 병든 김정일의 국제사회의 무법자다운 행태가 미국의 핵테세검토보고서 발표와 천안함 침몰 사건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가 안다면, 베트남의 최후를 재인식 대오각성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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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남 대통령궁으로 진격하는 월맹군 전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