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승 박사
본지 편집위원장
‘동북아교육문화진흥원’원장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초빙교수
seokseung333@hanmail.net

우리가 흔히 쓰는 속담에 “개꼬리 3년을 묻어두어도 황모(黃毛)가 되지 못한다”라는 것이 있다. 아마도 이 속담은 출범 6년째에접어들고 있는 북한정권에 딱 들어맞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지난 1945년 일제의 질곡(桎梏)으로부터 해방 된 이후 70여년에이르기까지 김일성,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정권의 행태를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 답(答)을 예상외로 쉽게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 생전 김일성은 자신의 정적(政敵)이라 간주하면 “없는 죄도 억지로 뒤집어 씌워 무참하게 숙청”하는 만행을 저질렀으며,김정일 역시 그 피를 그대로 이어받아 ‘심화조사건’ 등을 통해 수만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았다.

그러나 이들 부자의 행각은 그 정도나 규모면에서 볼 때 오히려약하다고 평가될 만큼, 이제 겨우 30대 초반에 이른 김정은은 “한수 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집권 직전인 2009년 11월말 이른바‘화폐교환조치’로 주민들이 알토란처럼 아끼면서 비축해 온 화폐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리는 “백주(白晝)의 날강도짓”을 저질렀는가 하면, 집권 이후에도 “더 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는 공언(公言)은 허공속에 울려퍼지는 공언(空言)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김정은은 친고모부인장성택을 “반당반혁명분자”로 낙인찍어 무참하게 처형하였는가 하면 지난 2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공항에서 이복(異腹) 형인김정남을 독살하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하였다.

문제는 김정은의 시대착오적 망상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 “발은 조선에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라. 조선이 없으면 세게도 없다”라는 식의 구호를 통해 2천 3백만 주민을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로 전락(轉落)시켰는가 하면, 주민들을 가렴주구(苛斂誅求)하는 가운데 “만리마정신, 자강력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핵경제병진정책”을 통해 세계유일의 냉전지역인 한반도를 화약고(火藥庫)로 만들려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155마일에 이르는 군사분계선상에서는 쥐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못할 정도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조성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연습 등 연례적 방어훈련에대해서는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의 원색적인 비난과 위협공갈을 일삼고 있어 도대체 “제 정신을 가진 인간인지, 정상국가의 최고존엄인지”조차 의심케 하고 있다.

이 훈련이 실시되기 전까지만 하여도 북한은 우리의 탄핵정국을 대남교란이나 국론분열의 결정적 계기로 삼아 각급 관제 기관이나단체, 심지어 해외에서 운영하는 인터넷매체는 물론이고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민주조선, 조선중앙TV 등 매체(媒體)를 통해 광기(狂氣) 어린 조작과 날조, 선전선동을 일삼아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반제민전’ 중앙위원회라는 단체인데, 이 단체의 ‘초불민심에 도전하는 맞불집회 란동은 박00역도의 파멸을더욱 촉진시킬 것이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담화(2.27)를 통해 “보수패당이 벌리는 맞불집회라는 것은 민심의 사형선고를 받은 박00역도에게 면죄부를 주고 부패무능정권을 파멸의나락에서 건져보려는 단말마적 발악이자 돈에 매수된 시정배, 어중이 떠중이들의 관제동원집회”라 주장하였다.

그런가 하면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관련하여도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3.1),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3.2)등을 통해 “미국과 괴뢰패당이 우리의 문전앞에서 년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벌리며 침략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려는 우리의 립장에는추호도 빈틈이 없다”고 강변하면서 “미제와남조선괴뢰들이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령역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날린다면 즉시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이 개시될 것”이라 위협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덧붙여 북한은 각급 관영매체를 총동원하여 이 훈련을 “북침핵공격연습”이라규정하면서 “우리에게 감히 선불질을 해댄다면, 즉시적이고 무자비한 핵불벼락으로 씨도없이 죽탕쳐 버릴 것”이라는 위협공갈도 서슴치 않고 있다.

바로 이런 가운데 한국과 중국 및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인터뷰를 통해 한반도의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는가 하면, 미국의회내에서는 세계의 망나니국가인 북한을차제에 이라크처럼 선제공격하여 그 싹을 잘라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정세 긴장의 주진원지인 북한은 지난 달 중순 핵전략무기인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발사에 이어 지난 18일에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실험”을 자행하는 등 반평화적 도발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아니,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최고존엄’을자처하는 김정은은 평안북도 동창리에 있는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장을 직접 찾아가 관련군관을 등에 업으면서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즐거워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에서 방영되기도 하였다.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이런 행태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우리는 일말의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왜냐하면 김정은의 이런 행태는 바로 “자기가 곧 죽을 줄도 모르고 이리 저리 날뛰는 망아지”와도 같은 철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며, 그어떤 사려나 분별도 할 줄 모르는 청맹과니의행동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북한은 5차례의 핵실험과 백여차례에 걸친 중장거리 미사일발사로 인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여러 건의 대북제재 결의를 받아안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매우 처량한 외톨이 신세”가 되어 있다. 또한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코트’라는 제재조치로 인해 주요외화벌이 기관과 은행, 심지어 재정을 담당하는 수십명의 외화벌이 관계자들은 국제사회에서 그 어떤활동도 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올가미가 씌워져 있는 형국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유일한 맹방(盟邦)이자 대변국임을 자처하는 중국조차도 북한의 이런 망나니짓, 막가파식 행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면서 유일한 외화벌이 수단인 북한산 석탄의 수입마저 거부하는 등, 등을 돌리고 있다.

상황은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미국의의회에서는 북한이 저지른 후안무치한 반인륜적 범죄행위인 김정남의 암살사건을 계기로 하여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려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에 있으며, 2천 3백만주민들의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 권리”를 철저하게 빼앗아, 극소수 특권층만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김정은의 반인권적 반인륜적 범죄행위를 단죄하기 위해 지금 국제사회에서는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려는 움직임까지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엔진실험을 계속 추진하는 가운데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군부대를 시찰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작태인가?

“사맆문 밖이 저승”인 줄 모르고 아직까지도 시대착오적 망상에 사로잡혀 희희낙락하고 있는 김정은을 도대체 어떻게 납득하고 이해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런 식의 반평화적 행태를 계속한다면, 정권의 붕괴나 그 비참한 말로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